조민성의 서늘한 물음에 피부가 따끔거렸다.
“너한테는 특별히 사정 봐줄 수도 있는데.”
오빠 친구가 자신이 지지도 않은 채무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조건으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진 말하지 않아도 명백했다.
“그래서. 오빠한테 몸이라도 팔라고요?”
“네 몸이 25억이나 된다고?”
“그것도 아니면 왜 봐주려는 건데요?”
“어차피 못 받을 돈인데. 그냥 보내기엔 아깝잖아.”
“이러려고 온 거 아니에요.”
“너는 아니겠지.”
“…….”
“나는 이러려고 불렀고.”
민성은 음험한 내심을 숨기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궁금했어, 은진아. 너 무슨 맛일지.”
“……한 번 하면. 정말 저는 오빠 일에서 손 떼게 해 주실 거예요?”
“오빠랑 두 번이나 하고 싶었어, 우리 은진이?”
“그게 아니라…….”
“그래. 밑에 애들이 동진이를 섬에 팔든 장기를 썰어 팔든 상관만 하지 마. 너는 못 건드리게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