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량그룹의 장남이자 아스터 주류의 사장, 박태윤. 하루아침에 그의 비서가 된 그녀, 이은재. 하지만 그들의 관계는 그뿐이 아니었다. 평일에 한 번, 때로는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하룻밤. 은재는 태윤에게 비서 이상의, 조금 특별한 존재가 되곤 했는데... “조금만…… 천천히…… 흐읏.” “싫어.” 쇄골에 파인 곳을 혀로 핥던 남자의 얼굴이 다시 여자를 향해 올라왔다. 열기에 젖어 든 눈이 그를 바라보자 남자의 눈썹이 옅게 떨렸다. 정점을 희롱하던 손길이 매끄러운 배를 지나 다리 사이를 희롱하였다. 여린 여성을 침입하는 손의 감촉에 여자의 몸이 파르르 떨었다. 남자의 어깨를 파고든 손톱이 등에 붉은 상흔을 만들어 냈지만 물러나는 대신 그녀에게 더욱 밀착시켰다. “하앙.” 고개를 뒤로 젖힌 여자의 눈 끝에 열기에 찬 눈물이 맺혔다. 여성을 깊게 파고든 손가락이 내벽을 긁어내리자 녹아들 듯 매끄러운 감촉에 느껴졌다. 손가락에 묻어나오는 액의 양이 많아질수록 질척거리는 소리가 방의 열기를 더해갔다. 그녀의 몸 전부가 그에게 맞춰져 있는 것처럼 모든 감촉이 그를 한계로 몰아갔다. 젖은 여성에서 빠져나온 손 가득 맑은 액이 묻어나왔다. “미치겠다.” 새길 수만 있다면 이 여자의 몸 전체에 자신을 남기고 싶었다. 손가락에 묻어 있는 액을 혀로 할짝거리자 그 모습을 보던 여자가 질끈 눈을 감았다.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여자가 자신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피가 쏠리고 쾌감이 밀려왔다. 이 여자가 완전히 흐트러진 모습으로 자신에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다리 벌려.” 미소조차 잘 짓지 않는 그가 입꼬리를 희미하게 올렸다. 그의 미소를 보던 여자의 눈이 떨렸다. 저런 눈의 그는 그녀를 한계까지 몰아갈 것이다. 조심스럽고 냉정한 성격과는 달리 관계할 때의 그는 거칠고 제멋대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