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멈추지 않는 태풍 같은 그 남자의 소유욕.
‘발리에서 생긴 일’ 이라는 드라마를 기억하시는가. 이 드라마는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시키고 유행시킬 만큼 조인성의 특징적인 연기가 빛을 발했으며, 충격적인 마지막 장면까지 더해져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은 유명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가 가끔 생각날 때면 조인성의 저 캐릭터만이라도 어떻게든 되살려 결코 슬프지 않은 해피엔딩으로 드라마가 나와 주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많았고, ‘시크릿가든’ 에서는 거의 비슷한 캐릭터를 현빈이 연기하여 큰 인기를 얻었다. 굉장한 해피엔딩으로 끝났던 ‘시크릿가든’은 어쨌든 그 끝이 ‘발리에서 생긴 일’과는 다르게 달콤하기만 했기에 조인성의 마지막 모습을 조금이나마 상쇄 시킨 듯하다. 그러함에도 조인성이 맡은 캐릭터의 매력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 거의 같은 캐릭터인데, 왜 마음속으로 안타까움이 해소되지 않았을까? 조인성이 맡은 캐릭터의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한 여인에게 완전히 올 인하며, 그 방식이 매우 거칠어 터프함을 뛰어넘은 어떤 독선에 가까운 집착을 갖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 잘생긴 부잣집 도련님은 세상 모든 일이 다 우습지만 ‘그녀’ 에게 만은 소유욕을 감추지 않았다. 너무 갖고 싶어서 미칠 것만 같았던 한 남자의 마지막 선택. 소유 할 수 없었기에 숨을 쉬지 못한, 사랑의 가면을 쓴 애증이라는 함정.
절대 도망가지 못하게, 할 수만 있다면 단 한순간이라도 떠날 수 없게.
집착과 소유욕은 연계된다. 갖고 싶다.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그럴 수 없기에 소유에 집착하게 된다. ‘소유’ 라는 글에서 남녀 주인공은 연애를 완전히 거꾸로 시작한다. 하루를 예를 들자면, 자정에서 시작한다고 보면 될 테다. 그래서 처음이 매우 강렬하다. 부지불식간에 진행돼버리는 이야기에 처음엔 좀 얼떨떨하다가, 점점 궁금증을 참을 수 없게 된다. 소유로 비롯되는 갈증이 독자에게까지 전해지는 것이다. 무언가를 갖고자하는 욕구는 모든 욕망 중에서도 가장 사랑이란 것과 닮아있다. 이 소유욕이라는 것은 물건이든 사람이든 할 것 없이 그 용맹을 떨치고 지갑을 몽창 털어버리기도 하며 사랑하는 여인네의 집 앞에서 한겨울에 12시간씩 기다리게도 만든다. 그렇게 싫다고 해도, 어쩔 수가 없다. 사랑은 서로가 통했을 때 쓰는 말일뿐, 그 전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린다. 호기심, 설렘, 심장소리. 그런 것들을 고백했을 때 상대가 받아들이면 사랑이 성립되고, 그렇지 않으면 벙어리 냉가슴이다. 그릇된 욕망은 거기서부터 비롯될 텐데, 이 글은 재밌게도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과 그 순수한 광폭함이 여주인공의 마음을 뒤흔들고 기적적으로 사랑을 만들고야 만다. 미묘한 감정을 잘 캐치하여 잘 풀어낸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격정적인 러브스토리. 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