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무시하고 벌레 취급한 시댁 식구들이 있는 곳으로.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때는 아내이자 며느리였지만 지금은 전남편의 노예라는 것.
뭐든지 전남편이 시키는 대로 한다는 계약서까지 써야 한다.
“맞아, 노예 계약서야. 좇을 빨라고 하면 빠는 그런 노예 말이야.”
치가 떨리지만 이 수치스러운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딱 세 달이다.
세 달만 전남편의 놀잇감으로 살면 된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버티고 버텨 그가 주는 돈을 받아야 한다.
“다른 사람 말은 들을 필요 없어. 누가 뭐라고 해도, 뭘 시켜도 내 말만 들어.”
그런데 이 남자, 변해도 너무 변했다. 제 편을 들어 줄 리가 없는데.
더구나 지안을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대체 뭘 숨기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