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혜염은 용을 낳기 위해 태어난 순혈의 뱀이다. 용의 씨를 받아 포태하고 낳을 수 있는 유일한 자궁을 가진 혜염 공주는 달마다 발정기를 겪는다. 발정기는 한 번 시작되면 닷새씩 이어졌고 그때마다 지독한 고통에 시달리는 혜염 공주는 명령한다. “난 더는 이 짓을 못 하겠어요.” 달마다 찾아오는 발정기의 고통을 견디다 못한 공주의 선전포고였다. “포태를 시켜 주든가 아니면 발정기를 대신 치를 애를 구해 오든가. 그것도 아니면 아무 사내나 끌어들여 내 멋대로 해 버릴 거예요.” 그러나 그녀를 잉태시켜 줄 용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반려인 용이 씨를 줄 때까지 혜염은 계속 발정기의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녀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아무 사내의 씨나 받아 버리면 한 번 사용한 그 자궁은 용의 씨를 포태할 수가 없어진다. 그런 이유로 혜염과 같은 날 같은 시에 태어난 뱀족의 처녀가 불려 온다. 신녀의 주술로 인해 뱀족의 처녀 계화는 혜염 공주를 대신해서 발정을 겪게 되는데……. “길어 봤자 몇 달이다. 몇 달만 버티면 네가 원하는 건 다 주마.” 마침내 공주의 발정기가 시작되고 계화에게 발정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정기를 수월하게 넘기려면 사내가 필요한 법이지.” 혜염 공주는 발정이 시작되자 괴로워하는 계화를 뱀족 사내가 득실거리는 소굴에 넣어 주지만 계화는 그곳에서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동굴의 끝에 숨은 계화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였다. 발정이 나서 괴로움에 몸부림치던 계화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사내에게 안아 달라고 애원한다. “내가 또 필요해지면 여기로 오거라.” 발정을 해소한 계화는 그 사내가 누군지도 알아보지 않고 도망치지만, 밤이 되고 다시 발정이 시작되자 어쩔 수 없이 그를 찾아간다. 첫 번째 발정기가 끝나고 계화는 혜염의 반려가 될 용을 처음으로 보게 되는데, 그는 바로 자신과 동굴에서 함께 뒹굴었던 그 사내였다. 자신이 공주의 반려가 될 용과 그 짓을 한 것이었다. 공주에게 들키면 죽은 목숨. “견딜 수 있겠느냐? 나 없이?” 그러나 두 번째로 찾아온 발정기에 계화는 어쩔 수 없이 그의 품에 안기게 되고. 공주는 계화가 용과 정을 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