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이중인격’이라고 하면 이 작품의 제목을 떠올릴 정도로 현대인의 성격 분열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자신의 진정한 자아 안에 내재하는 제2의 자아에게 쫓기는 한 인간의 이중성을 다루고 있다. 이 소설은 1886년에 발표되었을 당시에 충격적인 발상과 빠른 전개로 시대를 앞서 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과 악, 인간이 가진 두 얼굴을 바라보다!
지킬 박사는 선을 상징하는 한편, 하이드 씨는 악을 상징한다. 전자가 이성에 따라 행동한다면 후자는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본래 인간은 선한 존재만도 아니고, 그렇다고 악한 존재만도 아니다. 육체와 영혼을 서로 분리할 수 없듯이 선과 악도 서로 분리해 낼 수 없다. 오히려 인간은 선과 악 중에서 어느 한쪽으로만 보려고 할 때 인간성을 잘못 파악하게 되고 그 결과 비극을 불러올 수 있다.
Robert Louis Balfour Stevenson (1850~1894)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폐결핵을 앓았다. 열일곱 살 때 에든버러 대학에 입학하여 아버지의 뒤를 이어 공학을 전공했지만 얼마 뒤 공학을 포기하고 법률을 공부하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변호사 자격증을 얻었지만 변호사 개업보다는 글쓰기를 더 좋아하여 187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단편 소설과 수필을 썼다. 카누를 타고 프랑스와 벨기에를 여행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담은 수필집 《내륙 여행》, 걸어서 프랑스를 여행한 경험을 묘사한 《당나귀와 떠난 여행》은 스티븐슨에게 작가로서 명성을 안겨 주었다.
1880년 열한 살 연상의 미국인 여성 패니 오스번과 결혼하였다. 1888년 남태평양 사모아 아피아에 정착해 행복한 시절을 보내다가 1894년 뇌일혈로 세상을 떠났다. 스티븐슨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외에도 해적 소설의 전형으로 여러 작가의 상상력을 자극한 《보물섬》을 비롯하여 《납치》, 《잘못된 상자》, 《약탈자》, 《썰물》 등의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