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년의 위험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전쟁 앞에 무방비하게 내몰린 인간 내면에 대한 통찰
열여섯 소년 '나'는 전쟁터에 나간 군인의 아내 마르트와 위험한 사랑에 빠진다. 1차 세계 대전 종전 오 년 후에 출간된 이 작품은 비도덕적 사랑을 주제로 했다는 점,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쓴 작가가 불과 열일곱 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시 프랑스 사회를 큰 충격에 빠뜨렸다. 사춘기 소년의 자기 중심적인 욕망, 손에 잡히지 않는 충동, 모순되지만 솔직한 내면 심리를 섬세하고도 간결하게 묘사해 냄으로써 프랑스 고전주의 소설을 새롭게 부활시킨 역작.
1903년 프랑스 생모르에서 태어났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으나 자퇴하고 집에 있는 장서 읽기에 골몰하다 1918년 문예지에 콩트를 싣고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장 콕토와 친분을 맺고 함께 《르 코크》라는 잡지를 창간했다. 『육체의 악마』의 여주인공 마르트의 모델이기도 한 이웃의 젊은 유부녀 알리스 세리예와 만나는 등, 다섯 정부를 두었으며 술집과 호텔을 전전하는 등 정숙하지 못한 생활을 하였으나 그의 정신만은 한결같이 투명하고 논리적이었다고 평가된다. 1921년 희곡 「펠리캉네 집 사람들」이 출간되고, 이어 파리에서 떨어진 피케에서 『육체의 악마』를 완성, 1922년에는 소설 『도르젤 백작의 무도회』를 집필했다. 1923년 그라세에서 『육체의 악마』가 출간되자 막스 자코브, 폴 발레리 등의 열렬한 찬사를 받았으나 10월 파리로 돌아온 후, 장티푸스에 걸려 짧지만 천재적이었던 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