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브라보 머니 대표 채율. 아버지는 홈스케피탈 회장 채철웅. 누군가 집안에 침입했다?! 부웅 소리가 공간을 갈랐다. 율의 발이 허공을 가르고 180이 넘는 남자의 머리를 강타했다. “윽.” 놀라 몸을 움츠린 남자는 빗겨 맞은 머리를 부여잡고 주저앉았다. 손바닥만 한 여자의 발이 무슨 무쇠 같았다. 빗겨 맞았는데 이 정도면 제대로 맞으면 골로 갈 수 있었다. “너 누구야?” 시선이 느리게 지호를 훑었다. 차갑고 날카롭게 탐색하는 듯 했다. 마치 먹이를 앞에 둔 굶주린 맹수처럼. “……?” 지호의 눈이 커졌다. 퇴근하고 돌아온 지호는 날벼락을 맞은 듯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너 누구냐고 새끼야.” 율이 고개를 이리저리 틀어 뚜둑 소리를 냈다. 지금 여기는 50평 정도 되는 아파트, 럭셔리하게 꾸며진 공간은 제 취향과는 하나도 어울린 것이 없어 낯설기만 했다. 그리고 저거. 드레스를 입은 ‘나 같은 여자’와 그 옆에 배시시 웃는 ‘눈앞의 남자’가 들어있는 사진. 결혼? 결혼사진이다. 내가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을까? 샤방샤방한 드레스 잠옷을 곱게도 입고 있는 모습과 긴 머리카락은 제 취향이 정말 아니었다. “채율 씨, 왜 이래요?” 기억이 난 건가? 지호는 벌떡 일어나 걱정스러운 눈으로 율의 눈동자를 번갈아 쳐다봤다. 당황스러움과 기쁨이 겹쳐 보이는 눈빛이다. “내가 왜 여기 있냐고, 이 새끼야.” 율은 지호의 턱을 잡아 올렸다. 어디서 본 것 같긴 한데… 그녀의 미간이 천천히 모여들었다. 기억이 날 듯 말 듯. 아리송… “의사 선생?” 그녀의 기억이 맞다면 자신을 치료했던 의사였다. 그 젊고 놀리기 재밌었던 의사. “자기야… 나 기억이 나요?” 순해 빠진 의사가 자신을 ‘자기야’라고 부른다? 눈꼬리가 축 처져서는 동정심을 유발하고 있다? “내가 왜 의사 선생 자기야? 나한테 약 먹였어?” 의심이 될 만한 상황이었다. 약을 먹이지 않았다면 생소한 곳에 이런 상태로 발견될 일은 희박했다. “우리 병원 가요.” 눈물까지 글썽이며 병원엘 가잔다. “미치겠네.” 율이 제 머리를 헝클자 긴 머리카락이 손가락에 엉켰다. 적응 안 되게… “자기, 괜찮아요?” 지호가 일어서서 율의 머리를 가지런히 하려 손을 뻗었다. 큰 키가 작지 않은 율을 그림자로 가리자 못마땅한 듯 노려보던 그녀가 지호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이 자식. 도가 텄네.” 율은 목구멍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손에 닿은 지호의 살결에 뱃속의 본능이 꿈틀댔다. 뜨거운 욕정이 불처럼 일어났다. 내가 이 자식이랑 뭘 한 거야? 그녀의 입에서 뜨거운 숨이 터져 나왔다. 멱살을 잡았는데 이 상태라… 미친 건가? “존나 꼴리네.” 율의 입에서 거침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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