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야, 이모는 서유가 좋으니까 동생은 서유의 ‘유’자를 따서 유화라 할 건데 괜찮아?] 차유화, 10살에 큰이모네로 입양된 아이. 모두가 인정하지 않던 아이가 자신의 이름 한 글자를 따서 불린다고 하니 기분 나빴다. 그는 그녀를 싫어했다. 하지만 지금 미치게 좋아해서 보고 싶을 줄이야. “나 갖고 싶지 않아?” 너 어릴 적부터 나 좋아했다면서. 김서유, 그녀에게 예쁜 이름을 갖게 해 준 사람. 얼굴도 몰랐다. 선택이랄 것도 없는, 그냥 당연히 좋아해야 하는 사명감이었다. 그녀는 그를 사랑했다. 그런데 지금 그도 그녀를 사랑한다고 한다. “혹시 지금 장난인가요? 장난이라면 여기서 멈춰 줄래요?” 심장이 부풀어 터질 것만 같으니까. “우리는 절대 이러면 안 되는 사이예요.” “바보냐? 난 너 사촌으로 인정 안 해. 알고 있지 않았어? 예전에는 인정하고 말고 할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부터는 절대 인정할 생각이 없어.” “…….” “그러니까 넌 나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으로 서유의 앞에 서 있는 이 순간. 유화의 심장이 찢기듯 아려온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 사랑이 넘실거리는 것 같아 심장이 울렁이기 시작했다. “즉, 사랑을 해도 되는 사이라는 거야.” 사… 사랑이라고? 유화는 귀가 먹먹했다. 이명에 걸린 것처럼 윙윙거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사랑해보자,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