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서 벗어나려면 그가 필요했다.
살고 싶어서 붙잡았는데
죽을 만큼 아프게 사랑하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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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나, 이제 윤서윤한테 빨릴 단물은 한 방울도 없는데.”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어?”
“글쎄. 난 필요한 게 전혀 없는데…….”
“너 나랑 붙어먹는 거 좋아했잖아. 박고 싶어서 환장했었잖아.”
심기를 건드리려고 내뱉은 말에 재혁이 얕게 코웃음 쳤다.
“안 본 사이 우리 선배님은 더 뻔뻔해지셨네?”
“덕분에…….”
나쁘다.
참 나쁘다, 윤서윤.
“거래할 거면 더 구미 당기는 조건을 제시해 봐.”
“원하는 게 뭐야?”
재혁의 얼굴이 비스듬히 기울어졌다. 손장난을 그만두고 턱을 괴고 있는 재혁의 새까만 눈동자가 말없이 서윤을 주시했다.
“그게 뭐든 다 해 줄게.”
“뭐든?”
“그래, 뭐든.”
“참 쉽네.”
재혁의 입꼬리가 우아하게 말려 올라갔다.
거슬려, 너.
정말 거슬려, 윤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