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나고 서럽게 해 놓고 저리 따뜻하게 부르면….
“나 언제까지 기다려?”
대답을 종용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언제까지 기다릴까?”
“무슨….”
“어린 데다 똑똑해서 길들이는 맛이 있을 거라고, 친해질 수 있게 노력해 보라고 했었지.”
태경의 본가에 갔을 때의 일이 떠올랐다.
“너 지금 그러고 있는 거 아냐?”
그가 던진 한마디가 이해되지 않아 눈을 치켜떴더니 태경이 어이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사나운 개를 만났을 때 친해지는 방법, 알려 줬잖아, 내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메리한테 쓰라고 알려 줬더니 메리가 아니라 나한테 쓰고 있는 거 아니냐고.”
“뭐…? 난 그게 아니라….”
“나만 보라고 했더니 관심 없는 척 눈길조차 주지 않았잖아.”
멍하니 태경의 말을 곱씹다 이해했다.
무슨 뜻인지 깨닫고 나니 흠칫 놀란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 번쯤은 잘했다고 칭찬도 해 주고 그에 맞는 보상도 줘야 개도 주인에 대한 믿음이 생기지. 안 그래?”
<밀리 오리지널 로맨스 가이드>
*작품 키워드 : 현대물, 재회물, 첫사랑, 친구에서연인, 후회남, 대형견남, 까칠남, 상처녀, 순정녀
*남자주인공: 한태경 ? 4년 전 제가 알던 송지온이 백지온으로 나타났다. 다시 만난 순간 머릿속이 엉망이 됐다. 애써 무시해봐도 욕심이 났다. 점점… 점점 더.
*여자주인공: 백지온 ? 한태경을 좋아했던 열아홉 살의 송지온은 4년 후 우연한 사고 때문에 백지온이라고 소개하며 그의 집을 찾았다가 돌연 사나운 개와 맞닥뜨린다. 겁에 질려 도망치다 자신을 구한 한태경과 재회한다.
*작품 속 하이라이트
“무, 무서워.”
“뭐가?”
“개, 개 말이야.”
“겁이 많은 건지 없는 건지….”
속삭이는 음성 끝에 한태경이 쯧, 하고 혀를 찼다.
“지금 무서워해야 할 건 쟤가 아닐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