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는 인연마다 건드리는 헤픈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았는데…….
“저 결혼 안 해요. 조금 전에 파혼했거든요.”
처연한 얼굴을 보고 있자니 여자를 더 울리고 싶어졌다. 혹시 신이 저를 시험하는 걸까. 너도 아버지와 같은 개새끼이지 않냐고.
“후회 안 할 자신 있습니까? 찰나의 선택이 송 비서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도 있어.”
이 말은 도경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절대……. 후회 안 해요.”
당차게 대답하는 그녀를 보며 도경은 낮게 웃음을 흘렸다. 네가 이렇게 나오면 더 참을 수가 없잖아.
시험이든 뭐든.
도경은 웃음기를 지우며 그녀의 입술을 뜨겁게 덮쳐 물었다.
달았다. 떨리는 숨소리가, 어쩔 줄 몰라 하는 서툰 살덩이가. 모든 것이 달아서 미쳐 버릴 것 같았다.
환장하겠네.
지금부터 도경은 그냥 개새끼가 되기로 했다.
라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