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였을까.
떨어진 담배를 주우려던 그의 손등을 살포시 밟아 버린 건.
"순진한 범생이인 줄 알았더니 제법 성격 있다?"
"놀기만 좋아하는 한량인 줄 알았더니 시비도 걸 줄 알고. 생각보다 할 일이 더 없나 봐?"
한편 학사경고를 받아 집에서 쫓겨난 도건은 저렴한 하숙집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저기요, 속옷 떨어뜨리셨어요."
"지금 줍고 있... 아, 씨발."
"...씨발?"
도건의 최애 호피무늬 팬티를 주워다 준 사람은 다름 아닌 신이솔.
도건은 코웃음을 치며 이솔의 옆집 현관 도어록을 열었다.
"어쩌냐. 여기가 내 방인데."
"......."
"심심하면 놀러오든지."
"......."
이솔은 아랫입술을 질끈 물었다.
아무래도 이번 학기는 운이 안 좋아도 더럽게 안 좋을 거라고 예감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