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이 너무 야함 외전

· 메피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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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의 정수가 사실 그 씨앗이라고는 안 알려줬잖아요, 할아버지!’ 드래곤의 정수를 구하기 위해 라모스 산으로 모험을 떠난 휴고 폰타.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로 치부하고 마는데…… 한순간 망상 병자로 전락하고 만 할아버지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손녀 앤슬리는 라모스 산으로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오른 산꼭대기에서 그 원흉을 마주한다. 그 외형부터 무시무시한 천년 묵은 드래곤. 그러나 포악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하는 짓이 왠지 좀 수상쩍다. “네가 네 할아버지 대신 정수를 받을 생각이 있나?” “네? 저에게 정수를 주신다고요?” “그래.” “하지만…… 저 때문에 목숨을 내놓으실 이유는…… 아, 물론 주신다면 감사하게 받겠지만요.” “물론 목숨을 내놓을 생각은 아니야. 다만, 서로 피 보지 않고도 네게 정수를 줄 방법이 있는데, 내 얘기를 한번 들어 볼래?” “네!” 아니, 이게 웬 떡인가. 다 죽어가던 앤슬리의 눈동자에 총기가 바짝 들어찼다. “대답이 시원시원해서 좋구나. 방법은 간단해. 나와 흘레붙으면 된다.” “흘레붙…… 뭐요?” “흘레붙으면 된다고.” “……네?” 앤슬리는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들은 건가 하고 멍하니 생각했다. 흘레붙는다는 말의 뜻을 자신이 잘못 알고 있던 건가 의심도 했다. 그녀가 말문이 막힌 중에도 드래곤은 기함할 만한 말을 줄줄이 쏟아냈다. “젖퉁이를 그리 다 까고 덜렁덜렁 다니니 나도 몸이 동하지 않겠어? 애초에 그 요정 버섯을 뒤집어쓰고 온 것부터 너도 작정한 게 아닌가?” “저, 젖퉁이요?” 젖퉁이라니. 음담패설이 생활인 마을 아낙들도 쓰지 않는 말인데. 그나저나 요정 버섯이 뭐가 어쨌다는 걸까. “진정 몰랐다는 얼굴이군.” “네. 버섯에 무슨 효과라도 있나요?” “그건, 나에겐 발정제다.” 꿀꺽.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깊은 잠이 든 용을 깨울 정도로 강력하지.” 삐질, 식은땀도 나는 것 같다. “인간은 최음제라고도 부르는 것 같더군.” “…….” “그래서 내가 지금 좀, 급하다.” “…….” “그런 표정 지을 거 없지 않나. 흘레붙으면 될 일이니.” “…….” “정수를 나눠줄 수 있으니 네게도 잘된 일 아닌가?” 그건 그렇지만……. 앤슬리는 터질 듯 새빨개진 얼굴로 드래곤을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저 게슴츠레하게 뜬 눈이 다 발정해서 그런 거였구나. 인간이나 영물이나 발정이 나면 똑같구나. 착각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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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들기 싫어요.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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