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린은 ‘오빠 친구’를 20년째 짝사랑하고 있다.
긴긴 짝사랑엔 자존심도 수치심도 없다.
제가 여자로 안 보인다는 재윤에게 도발하기도 수십 번.
“혜린아, 미안해. 울지 마.”
“흐윽, 차라리 게이라고 해, 고자라고 하라고! 이 나쁜 새끼야…….”
이만하면 됐다.
마침내 사랑을 접기로 마음먹을 때, 술이 사건을 만든다.
“넌 내 거야.”
술 취한 그와 보낸 하룻밤이 사랑을 끝내기로 다짐한 혜린의 발목을 잡는다.
뭐야, 나 안 좋아한다며...?
앞뒤가 다르잖아...!
“내가 여자로 안 보인다는 거 아직도 그래?”
“응.”
“나한테 단 한 번도 흔들린 적 없어?”
“없어.”
“여자로 안 보인다는 거. 나한테 안 선다는 거지?”
“…….”
“증명해봐, 그럼.”
이 남자, 분명 뭔가를 숨기고 있다.
“서기만 해... 정말 가만 안 둬.”
꽁꽁 싸매온 재윤의 ‘비밀’이 기어코 ‘도마 위’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