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후 몇 년 만이었다. 이도하를 다시 만난 것은. 경멸이 고스란히 드러난 서원의 얼굴을 보며 도하가 예의 그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 “왜 이렇게 경계해요. 학생 상처받게.” 전혀 상처받지 않은 얼굴로. “……너 회사 물려받으려면 대학 가야 한다며.” “그건 우리 엄마 욕심이고.” “뭐?” “난 회사에 관심 없어요. 더 솔직히 말하면 귀찮지.” 지금 가진 걸로도 부족하지 않게 살 수 있는데 굳이. 어깨를 으쓱. 턱을 괸 얼굴에 권태로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난 너 대학 보내야 해.” “왜요?” “돈 받고 하는 일이니까.” “…….” “책임감이라고는 모르는 너는 모르겠지만.” “아.” “그러니까 책 펴.” “하긴. 선생님 우리 엄마한테 돈 받고 나한테 입술도 팔았지.” 조롱 섞인 미소를 보자마자 서원은 반대로 표정을 잃었다. “난 그것도 모르고 좆 빠지게 공부했잖아.” 수면 위로 올라온 과거에 속이 울렁거렸다. “요즘도 그래요?” 철썩. 도하는 돌아간 고개 그대로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따끔한 손바닥이 부들부들 떨렸다. 맞은 사람은 이도하이건만 울 것 같은 건 문서원이었다. “너 대체 왜 이래?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영 안 잊혀서요.” “…….” “한번 따먹어 보면 생각이 안 날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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