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아버지의 욕심으로 결정된 맞선, 아니. 이미 결혼이 확정된 자리였다. 그런데 하필 상대가 안 좋은 소문만 가득한 최회장의 장남 최형규라니. 그와의 결혼만은 피하고 싶었던 지미는 양가 가족들이 있는 자리에서 폭탄선언을 하는데… “죄송합니다, 회장님. 저는… 형민이하고 이미 잤어요.” *** “나하고 결혼하자.” “그래. 결혼…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최형규의 이복동생이지만, 항상 곁에서 힘이 돼 주었던 형민이라면 이런 미친 부탁도 들어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에게 바란 것은 가족에게서 자립할 수 있는 시간동안만 결혼을 유지해줄 대리 남편. “좋아, 대신 조건이 있어.” 조건 없이 들어줄리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형민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녀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나하고 잤다고 말했다면서? 그럼 그걸 진짜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 순간 형민은 지미를 강한 힘으로 끌어 당겼고, 지미를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빛은 더 이상 온순한 친구의 것이 아니었다. “대리 남편 노릇. 얼마든지 해 줄게. 몇 년이 아니라 평생 동안이라도 해 줄 수 있어. 그 대신 너도 내 대리 아내 노릇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