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를 향한 열정을 접기로 결심한 날, 언니의 결혼식장에서 그 남자를 만났다.
짝사랑 상대의 이복동생이자 주성 그룹의 골칫거리 막내 도련님, 주강우.
“너도 같이 하자.”
강우가 짓궂게 말하며 불붙은 담배를 내밀었다.
“너도 좆같잖아, 여기.”
“…….”
“피차 이 결혼 반기지 않았을 거 아냐. 언니 남편한테서 눈을 못 떼던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건지, 살살 핥아 주는 건지 모를 남자.
그의 애정은 줄기가 잘린 꽃이다. 보기에 예쁘지만, 향기롭고 달콤하지만, 그렇지만 아무것도 없다.
그럴 거면 다정하지나 말든지.
그랬던 그가 떠난 지 7년 만에 다시 나타났다.
여전히 오만하고 냉담한 모습으로, 그러나 상흔이 깊은 눈을 하고선.
“사람을 등신 새끼로 만들어 놓고 나 몰라라 튀었으면, 불시에 잡힐 각오도 했어야지.”
다은으로서는 짐작도 할 수 없는 오해와 함께.
저자 - 달슬
〈출간작〉
사랑하는 나의 괴물. 악당의 아빠를 꼬셔라. 왕녀는 미친 척을 한다. 흑막 용을 키우게 되었다. 이제 와 후회해 봤자. 친애하는 익명의 후원자님께. 악당 가문의 상속녀입니다. 질 나쁜 선배. 우리의 경계. 옆집, 연하, 설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