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걱정 마, 밤은 기니까.” “흐윽!” 나비의 머릿속은 하얗다 못해 새까맣게 사위어갔다. 점점 더 어떤 생각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진의 손길에 파르르 몸이 떨리고 뜨거워져 갔다. 몸에 열꽃이 피어나는 것 같았다. 튀어나오는 신음을 참아내고 싶었다. 손을 올려 입을 가리려는데 진이 그것을 말렸다. “참으려고 하지 마. 여긴 나와 너뿐이니까.” “싫어…….” 그러나 진은 자비롭지 않았다. 얇은 슬립 너머로 느껴지는 따뜻한 체온, 말랑말랑할 것 같은 살갗의 느낌, 예민하게 반응하며 떠는 떨림이 느껴졌다. “하아.” “약, 먹고 있지?” “항상……. 먹으라고 준비해주잖아요…….” 그의 추궁에 나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족스러운 답을 얻은 진이 나비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췄다. “잘했어.” 철저한 남자. 무서운 남자. 지독한 남자.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무거운 눈빛이 오롯이 자신을 비추었다. 그의 앞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차마 마주하기 싫어 고개를 내렸다. 그녀에게 가장 두려운 남자 진. 갖고 싶은 것은 가져야 한다. 가지고 싶은 것이 생겨 가졌다. 족쇄를 채워 곁에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다. “버려지길 원하지 마. 재미없으니까.” 곁을 떠나려고만 하는 여자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는 놓아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