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강추!〉쥐꼬리 반도 안 되는 월급을 받는 그녀. 그녀의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취직하자마자 실장이란 직함을 갖게 된 그녀를 보고 부럽다고 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그 실장이 절대 그 실장이 아니란 말이지. “이봐, 아가씨! 그 걸음으로 오늘 중에 집은 볼 수 있는 건가 모르겠네.” “노 실장이라고 불러주세요.” “가능하면 오늘 계약까지 하고 갔으면 좋겠는데.” 헉, 계약이라니? “부동산 사무실에서 근무한 지 얼마 안 되나 봐?” “오……래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것 같아.” 흥, 그래 잘났다, 잘났어.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얼굴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을 터인데 얄밉게 물어보기까지 하다니. 잘났네. 잘났어. 쳇. “그럼 계약서 작성하는 건 아무래도 좀 힘들겠지? 미안. 내가 좀 무리한 이야기를 한 것 같군.” 끙. 어디 바늘하고 실 없나. 입을 확, 꿰매 버릴까 보다. “일단 계약금을 놓고 갈 테니 사장님 오시면 계약하겠다고 말씀드리고, 날짜는…… 음, 그건 통화를 하면서 조정해 보는 게 좋을 것 같군. 봉투 있나?” 성실은 계약금을 주고 간다는 말에 얼른 봉투를 꺼내서 남자 앞으로 내밀었다. 남자가 수표 몇 장과 도장을 챙겨서 봉투에 넣어 내밀고 나가자, 그녀의 얼굴이 백합처럼 환하게 피기 시작했다. 노성실, 너 오늘 한 건 한 거니? 하지만, 우리의 노 실장. 계약금을 받는 순간, 한 건 했다는 흥분에 전화번호는 받아 놓을 생각도 하지 못했다. 잔뜩 기대하고 있다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이건 뭐 연락이 되어야 구워먹든 삶아먹든 하지!” 님사랑의 로맨스 장편 소설 『아마추어 노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