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대 병원 인턴인 이가온. 사귀던 남자에게 차이고, 드로잉파티에 참석한다. 파티에서 처음 만난 남자와 원나잇하여 자신을 찬 남자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감상할 만한가?” 머리 위에서 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가온은 시선을 황급히 위로 끌어 올렸다. “감상하면 안 되나요?” 가온이 도전적으로 반문했다. “실컷 감상해 놓고는.” 흔적도 흔들림도 없이 하도 고요하여 남자의 시선이 가슴으로 미끄러져 내려온 줄도 몰랐다. 잘생긴 이마에 아무렇게나 빗어 넘긴 듯한 머리카락이 흩어져 내려온 모습이 어찌나 섹시한지 숨도 쉬어지지 않았다. 바로 이 남자야. 오늘 밤 원나잇 해도 후회 없을 남자. 원나잇 후 연락처도 없이 헤어져 다시 만날 일 없는 남자가 어쩐지 계속 생각나던 가온. 흉부외과 수술 어시를 하려고 수술실에 갔다가, 화려한 스펙에 까칠하기로 악명 높은 집도의 교수와 시선이 마주친다. 헉! 저 남자가 왜 여기 있는 거야? 서준현, 그 남자였다. 원나잇으로 끝난 줄 알았던 남자가 흉부외과 써전이 되는 게 꿈인 자신이 까마득히 올려다봐야 할 존재가 되어 나타날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