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없는데, 난.”
“예?”
“상관없다고요. 어차피 정해수 씨가 아니더라도 또 맞선을 봐야 할 거고 그럴 바에야 이걸로 끝내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빠의 호령에 어쩔 수 없이 나간 맞선에 나간 여자, 정해수.
이상한 가발과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각진 뿔테 안경, 오버스러운 재킷과 와이드 팬츠까지.
완벽하게 추녀로 분장한 자신을 거절할거라 생각했는데…….
“결혼 날짜는 그쪽에서 잡아요. 난 언제 하든 상관없으니까.”
안 돼! 이게 아니잖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남자, 윤승완.
그런 남자가 왜 나랑 결혼을 하려고 해?
“그쪽은 충분히 예쁜 여자를 골라서 만날 수 있을 텐데 왜 저랑 결혼하려고 해요?”
“그쪽이 예뻐서, 라고 해두죠.”
대체 이 남자, 뭐지?
제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