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 사랑 따위 믿지 않으니까.”
사랑에 빠지는 데 걸리는 시간, 삼 초. 이미 엇갈린 운명이라 생각했지만 뉴욕의 뜨거운 밤은 산하와 도연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다. 사랑만이 계속되리라 생각했지만, 세상은 그들에게 더 이상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5년 후 홀로 아들을 키우며 자신의 길을 나아가고 있던 도연은 낯설지만 낯익은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당신과 나, 만난 적 있어?”
“글쎄. 여기는 내가 처음인데?”
자신은 무슨 대답을 원했던 걸까? 감정 없는 그의 대답을 들으며 도연은 이를 악물었다. 비스듬히 웃고 있는 그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확히 시선을 맞춘 그의 눈빛이 엷은 웃음을 담았지만, 그의 눈은 보다 큰 욕망에 젖어 있었다.
당신이란 남자도 결국 어쩔 수 없구나. 하룻밤에도 여자를 안을 수 있는 여느 남자와 다르지 않은 남자. 그저 여자가 필요해 따라 나온…….
피식, 웃음이 터졌다. 그러면서도 묘한 오기가 치솟아 올라 도연은 한순간 눈빛이 움찔거렸다.
이서윤
착실한 직장인에서 일탈을 꿈꾸고파 글을 시작한
소심쟁이.
꿈은 이뤄진다(夢想成眞)라는 믿음을 가진
낭만주의자.
해피엔딩이 좋아 로맨스를 쓰는
해피엔딩 마니아.
작가연합 ‘깨으른 여자들’에서 활동.
iseoyun@daum.net
▣ 출간작
안개 속에 숨다
왈가닥 결혼하다
태양의 제국
프레지던트
매화우
비연
독감
해후
효월
매혹의 포획자
비애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