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크지도 작지도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결심은 섰나?”
그의 질문에 스텔라는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아도니스 테넌트. 백작의 작위를 지닌 귀족이자 재력가. 차갑고 칼 같은 사업가. 대부호 테넌트 백작.
‘이 남자는…… 이제 내 남편이야. 받아들여야 해.’
그때였다. 그가 양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감싸는가 싶더니 얼굴을 내리며 그녀의 벌어진 입술을 덮쳤다.
스텔라는 가슴이 들썩거릴 정도로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아랫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자신은 결코 욕정에 사로잡힌 여자가 아니라고 속으로 몇 번이고 되뇌었다.
그가 그녀의 윗니에 눌려 들어간 아랫입술을 어루만지며 속삭이듯 말했다.
“참지 말고…….”
그의 손이 그녀의 오므려진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한쪽 다리를 우람한 팔뚝으로 가뿐하게 들어 올리며 명령했다.
“신음해.”
첫 키스, 첫날밤.
그 황홀한 단어들이 물거품처럼 머릿속에서 사라져 갔다.
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