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나간 맞선에서 채담은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된다. “나 같으면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거 같기도 하고.” “그 기회라는 게 조금 무모한 것 같아서요.” “무모하다? 내가 그 사채 빚 다 갚아주면 무모하다는 말, 취소할 겁니까?” “왜요?” “결혼할 거니까. 그쪽이랑. 시간 많지 않아요. 오늘이 생각할 수 있는 마지막 날입니다.” “…….” “커피 한 잔 마실 동안 생각 정리해 줬으면 좋겠어요.” 우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채담, 그가 풍기는 지독한 수컷의 향기에 점점 빠져드는데…. “난 두 번 말하는 거 싫어해. 한 번 물어본 대답은 바로 들어야 되고.” “…….” “방금 그 키스 때문에 내가 아주 난처해진 건 알고 있나?” 채담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그를 보았다. 그녀와 시선을 맞추던 그의 시선이 따라오라는 듯 그의 바지 앞섶으로 향했다. 그의 시선을 따라 바지 앞섶을 보자, 그곳이 산처럼 부풀어 올라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에 채담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게 왜 그래요?” “키스 때문에. 이렇게 키스를 허락하면 곤란한데. 키스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수도 있거든.” 끝이 정해져 있는 위험한 계약 결혼이 그렇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