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 나도록 세게 입술을 물고 있던 류아는 바르르 떨리는 몸을 진정시키며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다. “하아, 날 가지는 건 상관없는데……, 조건이 있어요.” 가슴 끝에서 단물을 쪽쪽 빨아먹던 신우가 고개를 들었다. 타액에 흠뻑 젖은 입술마저 섹시해 보이는 건 무슨 조화일까?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한 생각에 속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그녀의 귓전으로 신우의 낮은 음성이 파고들었다. “말해 봐.” “우리 아빠, 도와줘요.” 방금까지 혼몽하게 풀어져 있던 남자의 얼굴에 서늘한 빛이 감돌았다. 상체를 세운 그의 입에서 긴 한숨이 새어 나왔다. “갑자기 흥미가 식었어.” 류아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왠지 자존심이 상했다. 그가 제 조건을 들어주지 않는 것도, 이대로 돌아서 버린 것도. “나 가지고 싶지 않아요?” “…….” “그 눈빛 보면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