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외로움을 지닌 지훤과 소혜. 누구와도 제대로 된 애착관계를 형성해 본 적 없는 지훤은 첫만남부터 어린 애송이, 소혜에게 운명처럼 끌리는데... 그녀의 앞에 서면 심장을 할퀸 것처럼 가슴이 뜨거워진다. “키스해 본 적 있어?” “아직…….” “지금 너한테 키스하고 싶은데.”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그녀의 귓가를 파고들자 순간, 시간이 멈춘 것처럼 소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하기 싫으면 내 뺨이라도 때리고 가.” 아주 천천히, 소리 없이 다가오는 지훤의 눈동자를 마주하자, 그녀의 입술이 붙은 것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알싸한 와인 향과 옅어진 머스크 향이 동시에 그녀의 코끝에 와 닿았다. “오늘 떠나면 또 언제 볼지 모르는데 그냥 갈 수는 없잖아.” 다급한 갈증이 담긴 어투로 말을 하고는 이내 긴 혀로 그녀의 입 안을 헤집었다. 뜨겁게 젖은 혀가 들어와 입천장과 잇몸을 할짝거리자 소혜는 몸을 파르르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