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혜는 조카를 살리기 위해 조카의 골수와 일치하는 태주를 찾아가 사정하지만 태주는 단칼에 거절하게 되는데……. “급해요. 조카가 다 죽어 간단 말이에요. 제가 오죽하면 이렇게 부탁을 하겠어요. 대표님, 쉬운 거예요. 그러니까…….” “쉬운지 어려운지는 내가 판단할 문제입니다. 그만 옷 입으시죠.” 싸늘한 기운이 두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다리를 오므렸다. 그가 마지막 남은 방어막인 팬티를 벗기기 위해 팬티의 라인을 잡자 소혜가 그의 손을 잡고서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자, 잠깐만요. 아까 하기로 한 말 지금 할게요.” “지금 한다고? 이 중요한 타이밍에?” “네.” 소혜는 입술을 꾹 물었다. 말을 하는 건 어렵지 않은데, 그가 거절하는 게 두려웠다. 그가 거절하면 다른 방도가 없었다. 소혜는 머릿속으로 세상에 있는 모든 신들에게 빌었다.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할 생각이야? 빨리 말하지 않으면 당장 그 안에 박아 넣을 거야.” 그녀의 팬티를 당장이라도 벗길 듯 그의 손이 팬티 끝을 아슬아슬하게 잡고 있었다. 욕망에 들떠 붉게 물든 그의 눈을 올려다보며 소혜가 천천히 말을 꺼냈다. “당신 골수가 필요해요.” 그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태주가 커다란 눈만 깜빡이고 있자 소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당신이 필요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