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모르는 임신 1

· 윈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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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널 많이 닮았어.” “네?” “생김새도 그렇고, 특히 눈매가.” 정혁의 낮은 목소리에 은채는 숨을 삼켰다. 생명의 자취를 찾듯 아랫배를 더듬는 손길은 무감한 그의 얼굴과는 달리 지나치게 위험했다. “당연하잖아요. 내가 낳은 아이니까.” “그럼 나머지 반은 그 자식을 닮은 건가? 나 몰래 놀아났다던 그놈 말이야.” 오해로 점철된 이혼 사유는 결코 밝혀져서는 안 될 진실을 덮고 있었다. 그런 게 아니었다고 이제 와서 말한다면 무언가가 달라질까. 하지만 그러기에 6년이라는 시간은 짧지 않았다. “아이에는 전혀 관심 없는 거 아니었나요?” “맞아, 그런데 문득 신기하더라고. 날 닮은 존재라는 게.” “…….” “만약 너와 나 사이에서도 아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고작 2년도 못 갈 사랑 운운하면서 이혼해 달라고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어차피 무의미한 대화라는 듯 뜨거운 입술이 은채의 목덜미를 집어삼켰다. 단단한 손끝이 살갗을 누를 때마다 눈앞이 아찔해졌다. 남편은 여전히 모르고 있었다. 아이가 그를 많이 닮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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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명 : 백고운 * 소개글 : blog.naver.com/qorrhdns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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