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상〉 흐트러짐 없는 해주의 얼굴을 보며 강헌은 눈가를 구겼다. 속옷까지 벗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차해주였다.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바짝 긴장해서 눈도 못 마주치더니만, 이젠 간이 붓다 못해 배 밖으로 나왔다. “쓸데없이 노련해서는.” 밤낮 구분 없이, 주말도 휴가도 없이 6년을 함께 일했다. 그 세월이면 친밀해질 법도 하건만, 두 사람을 에워싼 공기는 한결같이 차고 건조했다. 그들의 관심은 오로지 일, 그리고 연봉, 거기에서 오는 성취감, 희열로 번지는 만족감. 딱 거기까지였다. 일로써 서로에게 삶이 맞춰진 완전한 관계 그 단단한 틈을 비집고 들어온 2주간의 공백, 그리고 밀려드는 후유증 차고 건조하던 두 사람 사이가 뜨거워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키스할 거야.” 먼저 유혹한 건 강헌이었다. 어두운 밤, 자동차 안 거기에서부터 일과 사생활이 뒤섞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