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불던 겨울, 황궁의 수비를 맡고 있는 백중문의 집안에 갓 태어난 아이의 청명한 울음소리가 들린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곧 백중문의 여식이 둘째 쌍생아까지 낳게 되자 가문의 길흉대사를 봐주는 서원대사는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다.
이에 백중문은 서원대사에게 아이들의 앞날을 듣고 초조함을 감출 수 없는데…….
푸른 달의 빛의 기운만 타고난 수련은 훗날 대성할 운명.
푸른 달과 붉은 달 사이 양면의 기운을 모두 갖고 태어난 화수령은 언니를 보호해야 하는 운명.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늘 죽음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말에 백중문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하다.
10년 후, 화수령은 서원대사의 예언을 직면하게 되고.
결국 남장을 한 채 궁에 입성하게 되는데……!
‘령아, 너는 어찌 남장을 하는 게냐.’
‘……수명이가 아버지의 뒤를 잇기에는 아직 어리잖아요.’
‘그럼, 수명이가 다 자라면 남장을 그만두겠구나.’
‘……제가 여인으로 살 수 있을까요?’
‘왜? 무엇이 또 걸리는 것이 있느냐?’
‘……붉은 눈을 가진 여인을…… 데리고 갈 사내가 있겠어요? 어찌저찌해서 시집을 간다 해도 소박맞을 텐데…… 소박맞을 생각 하면서 미련하게 사느니, 그냥 이대로 사는 게 좋아요. 아무도 뭐라고 안 하잖아요.’
‘혹시 아느냐? 네 붉은 눈을 좋아해 주는 사내가 있을지.’
궁에 입성한 화수령에게 차례차례 등장하는 황자들.
그리고 황궁을 둘러싼 은밀한 사건.
제국 안에서 펼쳐지는 강인하고 신비로운 여인의 일대기가 시작된다, 《꽃이 된 검》
꼬망이티티시
고기 먹고, 커피 마시며, 아직도 노는 걸 좋아하는 평범한 여자 사람. 꿈속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손으로 꿈의 세상을 만드는 중인 여자 사람. 복잡할 것 같지만 고기에 딸기 우유면 단순해지는 아직도 자라는 중인 여자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