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남, 상처남, 순정남, 까칠남, 무심남, 직진녀, 계략녀, 다정녀, 짝사랑녀, 순정녀, 외유내강, 영혼체인지/빙의, 왕족/귀족, 달달물 좋아하던 웹소설에 빙의했다. 이제 내 이름은 루엘 아스넬, 흑막의 약혼녀가 될 엑스트라다. 이 소설의 흑막이자 나의 최애였던 파젤은 여주인공에게 버림받고 비참하게 죽을 운명. 나는 그와 행복하게 잘살기 위하여, 원작의 전개에서 벗어나 파젤을 차지하기로 결심한다. 나는 기억과 능력을 활용하여 계략을 꾸미는 한편, 그의 상처를 보듬으며 ‘계약 약혼’에 성공한다. 까칠하고 냉정하기만 했던 흑막이 유혹남이 되어 나를 설레게 하는 것도 잠시. 원작에서는 서술되어 있지 않았던 끔찍한 저주가 우리의 사랑을 방해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나는 흑막을 남편으로 삼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루엘. 나의 루엘.” “원하는 것을 손에 넣었으니 책임을 져야지.” ▶잠깐 맛보기 “키스하고 싶어. 혹시 싫어?” “싫지는 않지만.” 내가 당황하는 사이 그가 입을 맞추었다. 그의 입술이 닿을 듯 말 듯 가까워졌다. 가까워진 입술은 닿았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나는 눈을 감고 그의 입술이 주는 달콤한 감촉을 받아들였다. 뜨거운 숨결이 나를 스쳤다. 한참 키스하던 중 파젤이 자연스럽게 물었다. “그런데 그 남자 누구야? 조금 전에 웃으면서 말했던 남자 말이야.” “난 기억 안 나. 한두 명이 아닌걸.” “아니야, 특별히 한 사람에게 그랬어. 기억날 때까지 해야겠군.” 그는 그렇게 말하며 나의 블라우스 단추를 느리게 풀었다. “앞으로는 이런 것들을 기억하겠지.” 나는 꼼짝없이 그의 키스를 받으며 속으로 소리쳤다. 그 남자 누군지 나도 모른다고 말이다. 성년이 되고 나서 거침이 없는 그의 애정 표현에 머리가 멍해졌다. 흑막을 차지했다. 그는 나만 좋아하는 나의 남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