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헤어진 첫사랑,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두 연인이 다시 만났다 ‘복수’와 ‘기적’이라는 두 가지 이름으로 복수심을 내리누른 채 냉정한 눈동자를 빛내는 여자, 지하 그런 그녀에게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재회의 기적을 놓치고 싶지 않은 남자, 도흔 아름다운 동화의 끝이 잔혹하게 변질한 순간, 복수는 시작되었고 두 사람의 인연은 뫼비우스의 고리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데…… “네가 있었다면……. 그날, 네가 내 곁에 있었더라면…….” 그랬다면 우리의 관계는 어떻게 변했을까? 너는 나를 지켜 줄 수 있었을까? 그 거짓 탈을 쓰고 살아가는 악마에게서 너와 나의 딸, 우리의 딸아이를 너는…… 외면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윤간을 당할 뻔했던 겨울의 그 날처럼, 나를 구해 줬던 용기를 다시 한 번 낼 수 있었을까? 구질구질한 집착 같은 상념이 자꾸만 머릿속을 꽉 파고들어 와 지하는 고개를 저으며 도흔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애틋한 숨소리를 오롯이 느낀 그는 마른 등을 애타게 쓸어내리며 회한의 음성을 내보냈다. “후회한다, 이지하.” “…….” “10년 전, 네 곁을 떠난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