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통일교육원과 열린책들이 함께 기획하고 제작한 평화·통일 교육용 책이 새롭게 출간되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주제를 통해 북한을 바로 알고, 독자 스스로 평화·통일의 필요성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획한 것으로 북한에 관한 새로운 자료로 활용할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국립통일교육원 교수 김진환은 폭력이 남긴 고통을 간직한 섬 11곳을 답사하고 기록한 『섬으로 간 전쟁, 섬에서 만난 평화』를 선보인다. 이 책은 맨 위의 교동도부터 맨 아래 제주도까지 각 섬에서 보고, 듣고, 새긴, 섬이 겪은 전쟁과 섬이 꿈꾸는 평화 이야기를 들려준다. 19세기 후반 이후 한반도 사람들에게 제국주의와 한국 전쟁, 그리고 분단 폭력은 고통과 상처를 주었고, 지금도 상처를 입히고 있는 세 차원의 대표적 폭력이다. 한반도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이 〈섬 아닌 섬〉이 된 것, 달리 말해 한반도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에서 배와 비행기가 아니면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지 못하는 것도 바로 세 차원의 폭력 때문이다. 이러한 다차원의 폭력이 남긴 고통과 상처의 흔적, 그리고 평화와 통일을 진전시키려는 의지와 바람 등은 육지뿐 아니라 당연히 〈섬 아닌 섬〉이 품은 섬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섬의 별나고 맛난 먹거리, 멋진 풍경, 토속적인 풍습, 〈제주 올레〉 같은 옛길 등에 대한 대중적 관심에 비해, 섬에 새겨진 근현대사 흔적 찾기는 아직도 일부 사람들만의 관심사이다. 그렇기에 섬으로 간 전쟁, 섬이 꿈꾸는 평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먼저 섬에 말을 건넸던 이들의 훌륭한 안내가 필요하다. 김진환의 섬 답사는 섬으로 간 전쟁의 상처를 확인하는 여정이자 섬의 평화 열망을 만나는 여정을 솔직하게 기록한 또 다른 안내서이다.
김진환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는 역사사회학을 전공했다.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HK연구교수를 거쳐 국립통일교육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북한사회의 역사, 구조, 이데올로기 등을 주로 탐구하고, 인문학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주는 교훈을 찾는 데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대한민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장소와 시설을 평화·통일의 시각에서 읽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북한위기론: 신화와 냉소를 넘어』, 『동북아시아 열국지 1: 북·미 핵공방의 기원과 전개』, 『동북아시아 열국지 2: 팍스 아메리카나의 뒤안길』, 『대한민국 평화기행』(공저)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