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받으러 온 부녀(父女), 그것은 잔인한 동행이었다. 어린 소년의 울부짖음에도 피아노라는 장난감을 발견한 소녀의 생떼는 소년의 인생도 그리고 그 후, 소녀의 인생도 바꿔놓았다. 선율을 빼앗긴 남자는 복수의 화신이 되었고 선율을 잊어버린 여자는 그 복수의 대상이 되어 잔인했던 동행의 종지부를 찍고자 하는데……. [맛보기] “그 피아노, 쳐보고 싶어요.” “칠 수 있기나 하고?” “모르겠어요. 당신이 피아노를 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가 당신을 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나도 피아노를 칠 때 그랬을까요?” “나도 모르지. 이 피아노가 울고 있는 걸로 들렸어? 그건 이제야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왔기 때문에 기뻐서 우는 걸걸.” “뭐라고요?” “억지로 빼앗겨야 했던 내 마음과 이제야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이 친구의 마음이 하나가 되었던 건지도 모르지.” 그는 피아노에서 떨어지며 음침하게 말했다. 평소와는 다른 그의 표정에 그녀는 가슴이 쿵쿵거리는 걸 느꼈다. 그가 다가올 때마다 그녀는 뒤로 물러섰다. “나에 대해 아무 질문도 하지 마. 내가 하는 말에 그 어떠한 토도 달지 마. 내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 “싫어요.” “왜?” “내가 무슨 인형이에요? 하라는 대로만 하게? 내가 당신한테 질문하는 게 억울하면 당신도 나한테 질문해요. 친절하게 대답해줄 테니까요.” “그래? 정말로 친절하게 대답해줄 건가?” “당연하죠!” “키스해 본 적 있나?” - 본문 내용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