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김동인은 , 청록파는 ......''를 외우며 시험을 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람 소리는 듯기만 하여도 흥셩스러운 거슬 웨 나만 혼자 가슴에 눈물을 참을 수 업는고?'' 하는, 좀 우스꽝스러운 맞춤법의 작품들은 그저 시험을 위해 외워둬야 하는 숙제쯤이었다. 결국 한국문학사는 외울 것이 많은 골칫덩어리일 뿐이다. 한국 문학의 역사를 아는 일은 원래 그렇게 재미없는 일일까? 문학과 지성사는 우리 문학을 떠받치는 큰 기둥 가운데 하나다. ''문지'' 대표를 맡았던 김병익은 문화부 기자로, 출판사 대표로, 문학평론가로 일하며, 우리 문학을 만들고 평가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이다. 는 김병익이 동아일보 문화부 기자로 있던 1973년 4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문단 반세기''란 이름으로 연재했던 기획기사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는 문학사가 아니다. 문학 작품에 대한 평론이 문학사라면 는 그 작품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개화와 식민지배, 전쟁과 분단의 격동기에 문학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작은 것까지 꼼꼼하게 다루고 있다. 워낙 평론이 아니라 기사로 쓰여졌기 때문에 각 장의 분량은 읽기에 부담이 없고, 문장 역시 간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