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내가 할게. 우리가 해피엔딩이 되도록 내가 희생하고 피도 흘리고 목숨까지 걸게. 어차피 사랑은 공평하지 않아. 한쪽이 많이 양보해서 유지되는 거야.” 18살에 시작한 첫사랑은 어렸기에 더 잔인했다. 이제는 33살, 흔들리지 않게 지탱해줄 힘이 필요했다. “사랑한다고 해봐. 한 번도 못 들었어.” “좋아해.” “좋아한다는 말 필요 없어. 난 원진이 네가 말하는 사랑해가 듣고 싶어.” 앞으로 나가느냐. 이대로 끝을 보느냐. 선택권을 원진에게 주었다. 양숙은 사랑에 집착하고, 원진은 사랑 때문에 무력감을 배웠다. 그만 할퀴고 싸움을 끝내야겠다. 시간을 뒤집어서 고등학교 2학년으로 돌아가고 싶다. 엇갈린 단추를 처음부터 제대로 끼우면 지금의 힘든 시간은 안 겪어도 되지 않을까? 머리는 대청소를 한 듯 깔끔하게 정돈이 되었는데 감정은 심장에서 넘쳐흘렀다. 혹사시킨 심장이 아파서 이젠 그만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가 포기한 순간 원진의 심장이 쉬지 않고 두근거렸다. 손 한번 쓰지 못하고 널 놔주라고? 네가 날 길들였으니, 끝도 네가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