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너무도 쉬운 종.
그럼에도 사희는 제 처지에 만족했다.
그런 사희에게 난영은 번번이 다른 여자와 구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울고 있는 사희를 보고 서난영의 사촌형 장기주가 다가오는데….
“너 우는 게 왜 이렇게 꼴리지.”
기주는 담배를 손끝으로 두드려 담뱃재를 털며 말했다.
사희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눈가를 거세게 닦아내며 말했다.
“안과 가보세요.”
“안과는 됐고, 혀 한 번만 빨아보자.”
기주는 결국 담배를 버리고 구둣발로 짓이기며 사희에게 다가왔다.
사희는 그때까지만 해도 기주가 농담을 하는 줄 알았다. 그녀는 실소를 흘리며 말을 받았다.
“혀 빠는 게 뭐예요?”
“키스하자고.”
“아, 됐어요.”
“그럼 좆 빨래?”
사희는 기주의 얼굴이 가까워진 뒤에야 그가 농담을 하는 게 아닌 걸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