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앞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한부.
레이첼 예시카는 생생하게 피어나길 원하지 않았다.
이대로 시들어 죽기만을 원했다.
“나랑 피의 계약을 맺자. 네가 피를 바치면 난 그 대가로 불멸의 생을 선사해줄게.”
저는 살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이 악마는 제게 자꾸 살기를 권한다.
쉼 없이 찾아와 생명의 숨결을 받아가라 유혹한다.
저는 기꺼이 죽음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었을 뿐인데.
“내가 계속 살아가길 원한다고 생각하나 보네.”
그러니 입술을 타고 새어 나오는 헛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불멸의 삶 따위는 그녀의 관심 밖이었다.
@narae_k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