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그가 맞이할 신부가 사실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었다. 어여쁘든 못생겼든, 쇼핑중독이든 우울증이든, 문란하든 정숙하든. 중요한 것은 신부가 가지고 올 조건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목련을 배경으로 단아하게 앉아 있던 유안이 떠올랐다. 하얗고 갸름한 얼굴, 말간 미소, 그를 바라보던 갈색의 눈동자.
지끈, 가슴이 아팠다. 젠장, 욕이 나올 만큼 아팠다.
***
두 사람의 몸이 완벽하게 한 덩어리가 되었다. 그와 그녀가 맞물린 몸, 꽉 엉겨 붙은 다리, 마치 구원을 바라는 것처럼 서로를 힘껏 끌어안아 하나로 움직인다.
“다른 놈을 만나면 널 죽일 거야.”
그가 유안의 목덜미를 날카롭게 물며 말했다.
“경고하는데 정말로 죽일 거야. 쳐다보지도 마. 말도 걸지 마. 아는 척도 하지 마.”
유안은 가는 신음을 흘리며 아무 대답도 못 했다.
밤, 검고 짙은 어둠이 진득한 물감처럼 내린 봄밤에, 그의 방 안에는 정념만이 넘쳐흘렀다.
저자 - 라벤더블루
진짜 사랑을 알고 싶고 꿈꾸는 작가입니다.
<출간작>
이혼 통보. 연성의 귀부인. 백야의 하늘 아래. 나의 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