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미쳤어? 왜 이러는 거야?” “미쳤냐고? 그래, 나 진짜 미쳤어. 너한테 미쳤다고. 그러니까 나도 좀 남자로 봐 달라는 거야. 나도 남자라고! 신체 건강해서 거의 미칠 지경인 남자라니까!” 여희에게 현준은 남자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친하게 지낸 단짝 친구이자, 남자 소꿉친구이자, 남자사람친구였다. 무척이나 잘난 외모에, 명석한 머리, 집안까지 좋아 인기가 많은 그놈에게 그녀 역시 여자사람친구일 뿐이었다. 한때 그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착각한 적도 있었지만, 그로 인해 설레어 하면서 그의 고백을 기다린 적도 있었지만, 어느 날 그의 집 앞에서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에 그녀는 현준에게 자신이 그저 ‘친구’일 뿐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몇 년 후, 꿀 같은 늦잠을 자고 있던 토요일 아침, 현준이 그녀를 갑자기 불러내더니 대뜸 요즘 몇 번 만난 동운 선배와 계속 사귈 거냐고 묻더니 다짜고짜 여희를 호텔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놈은 갑자기 남사친이 아닌 ‘남자’가 되어 그녀에게 키스를 퍼붓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