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희망이라 믿었던 오빠가 사기꾼이었다. 그것도 이런 제대로 미친 자식을 속이고 달아난 사기꾼. 그렇게 놈과의 지독한 악연이 시작됐다. 시선으로 그녀를 샅샅이 벗기던 도준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나를 도발한 대가를 치러야 할 거야. 자신 있어?” 이번엔 유선이 침을 꿀꺽 삼켰다. 영락없는 고양이 앞에 쥐였다. “제게 다른 선택지가 있긴 한가요.” “아니.” “해 볼 테면 해 보세요.” “잔뜩 쫄아서 떨고 있는 주제에, 배짱 하나는 대단하군. 아님 보기와 달리 몸 굴리는 게 쉬운 여자인가.” “마음대로 생각해요. 그쪽에게 쉬운 여자 취급받는 것 따위는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제 나름대로의 저항 방식이에요. 당신, 남이 괴로워하는 걸 보면서 즐거워하는 사람 아니에요? 내 몸을 짓밟으면서 괴로워하는 꼴을 볼 생각이었다면 포기하는 게 좋을 거예요. 기꺼이 드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