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캠퍼스 커플이었으나 나쁘게 헤어진 마수림과 강이현, 10년 만에 집주인과 세입자로 재회한다. 상처로 서로를 원수처럼 여기는 그들은 과연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석 달간이라고 했죠?” 수림은 노트북 자판 위에서 빠르게 손가락을 놀리며 물었다. “왜, 더 하고 싶어?” 곁에서 강이현의 온기가 느껴지자 수림은 옆으로 고개가 돌아갔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자 퍼뜩 다시 노트북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뇨, 절대 아뇨.” 석 달간만 사귀면 집이 들어오는데 연장은 무슨. 하루빨리 이 집을 차지해야 하는데. “그럼 이렇게 쓸게요. 계약 기간은 석 달, 내용은 사귀는 조건으로 이 집을 마수림에게 매매한다.” 느닷없는 말에 놀라는 이현이다. “집이라고는 안 했잖아.” “원하는 거 뭐든 해준다면서요?” “그건 그랬지만…….” 갑자기 이현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싫어요? 싫으면 하는 수 없죠 뭐. 평안감사도 제 싫으면 못한다는 옛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니까. 알았어요. 그럼 계약은 없던 걸로 하죠.” 노트북을 덮으려는 수림의 손을 이현이 다급하게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