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곤한 강준의 눈이 해수에게로 오롯이 향했다. 해수는 자신을 유심히 꿰뚫는 그의 눈빛에 조금 가쁜 호흡을 흘렸다. 그 눈빛에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어 살짝 고개를 돌렸다.
“딴 데 보지 마.”
냉담한 목소리가 조금 가라앉아 있었다.
“나 아닌 허튼 데다 시선 두지 말란 소리야.”
그의 시선 하나로 범해지는 것만 같은 기분. 피하고 싶을 만큼 잔혹하지만 달아날 수 없는 깊은 시선이 그녀를 옭아맸다.
해수는 괜히 그가 쓸었던 입술을 손등으로 닦았다. 손등마저 뜨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