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거센 박동 소리에 리을은 깨달았다. 민은준을 자꾸 만나면 심장에 무리가 올지도 모른다는 걸.
“혹시 나, 얼굴 빨개요?”
“네. 예쁘다고 해 주고 싶지만, 불타오르고 있네요.”
“이런 얼굴로 민은준 씨 마음 거절하면 이상해 보일까요?”
“아니요.”
은준이 쿡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남은 심각한데 왜 웃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리을은 콧잔등을 찌푸렸다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럼 거절해도 될까요?”
“아니요.”
여전히 은준은 웃는 얼굴이었다. 리을은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대답이 그래요? 사람 헷갈리게.”
“쑥스러우면 얼마든 얼굴이 달아오를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거절하는 건 제가 싫어서요. 난 강리을 씨가 마음에 들거든요.”
담백한 은준의 고백에 리을의 심장이 사정없이 흔들렸다. 동시에 벌써 열대야라도 온 것처럼 주위의 공기마저 홧홧하게 느껴졌다.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리을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지 마요.”
“뭘 말입니까?”
“자꾸 괜찮은 개구리 같으니까.”
“개구리? …지금 나한테 욕하는 겁니까?”
살짝 당황한 듯 은준이 웃으며 눈썹을 휘었다.
“욕은 아니고, 그런 게 좀 있어요.”
요동치는 가슴이 좀처럼 잠잠해질 기미가 없어서 리을은 몸을 돌려 은준의 차 조수석에 올라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