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한채혁이야. 넌 김윤이고. 우린 서로 성이 달라. 남이라고.” “그래도 달라지지 않아. 난 이 집…….” “이 집에서만 살지 어머니, 아버지가 법적으로 널 입양한 게 아니잖아.” “법 같은 건 난 몰라. 분명한 건 난 네 부모님을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는 사실이야.” 고아였던 김윤은 채혁의 집으로 입양되었다. 2살 많던 윤은 채혁과 남매처럼 한집에서 자랐지만 어느새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된다. 사랑과 현실에서 방황하던 윤과 채혁. 결국 둘의 관계를 알게 된 가족들로 인해 이별을 맞이하게 되는데……. 남매에서 연인이 되어버린 윤과 채혁 그들의 불순한 사랑은 파경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5년 후, 윤은 다른 사람이 되어 채혁 앞에 나타났다! [본문 내용 중에서] 옷이 방해가 되었다. 몇 번의 짙은 애무로는 그동안 참고 참았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 서로의 옷을 미친 듯이 벗기고 얽혀들었다. 태초의 이브와 아담이 그랬듯, 성적인 경험이 없어도 서로에 대한 사랑이 육체적인 사랑을 가르쳐 주었고, 첫 관계에서 오는 고통이 서로의 열정을 삼킨 순간에 두 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았다. 육체를 갈가리 찢는 고통 속에서 마침내 하나가 되었다는 기쁨에 흐느껴 울며 채혁과 윤은 본능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딪치며 내는 젖은 살갗 소리가 고요한 실내에 음험하게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은밀하고 비밀스럽고 아파서 채혁이 파고들 때마다 윤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느꼈다. 육체적인 고통과 함께 동반된 정신적인 고통이 그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었다. 채혁과 침대에서 뒹구는 건 짐승이나 다름없다고 이성이 날카롭게 소리쳤지만 그의 것이 달아오른 여체를 파헤칠 때마다 이성은 희미해져 갔다. 사랑하는 남자와 하나가 되었다는 환희가 이성의 경고보다 더 컸다. 윤은 나른한 손길로 채혁의 벌거벗은 등줄기를 쓸어내렸다. 그것에 반응해 등 근육이 물결쳤다. 그녀의 손길이 기쁜 듯했다. 지금은 그 무엇도 그녀를 채혁에게서 떨어뜨려 놓을 수 없었다. 그녀는 난파선처럼 단단한 어깨에 달라붙었다. 두 사람의 절정은 빠르게 찾아왔다. 저릿한 통증과 쾌감이 폭발할 듯이 뒤섞인 그때, 채혁이 엉덩이를 길게 뺀 후에 그녀의 젖은 몸속을 단숨에 뚫고 들어왔다. 윤은 전신을 관통한 고통과 쾌락에 낮게 흐느껴 울며 채혁의 등줄기에 손톱을 세웠다. 열기와 성욕에 사로잡힌 그의 눈이 어둠 속에서 번들거렸다. 그가 허리를 다시 뺐다가 그녀의 안으로 깊숙이 파고들어 왔다. 그 순간, 그녀는 붉은 화염에 휩싸였다. 전신을 관통한 쾌락에 경기를 일으키는 사람처럼 파르르 떨다가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격렬한 허리 짓을 하던 채혁이 낮게 신음하며 움직임을 멈췄다. 절정을 맞이한 거친 숨소리가 그녀의 젖은 얼굴 위로 정신없이 쏟아졌다. 엉덩이가 움찔거리고, 그가 내뿜은 욕망의 결정체가 그녀의 안으로 뜨겁게 흘러들어 왔다. 그들은 서로의 품 안에서 전율하며 몸을 떨었다. 윤은 울음을 삼키며 채혁을 보았다. 채혁도 달아오른 눈으로 마주 보며 뜨겁게 웃었다. 서로의 육체가 너무도 뜨거워서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황홀경에 휩싸인 절정의 순간에 두 사람은 알게 되었다. “윤아, 넌 내 첫 여자야. 그 사실을 절대로 잊지 마.” 그가 그녀의 이름을 애달프게 부르며 볼을 비볐다. 그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그녀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뒤섞였다. 그녀에게도 그는 첫 남자였다. 두 사람 모두 첫 사랑에, 첫 경험에, 첫 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