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남자 1

· 더 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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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 마. 내가 잘못했어. 네가 하자는 거, 뭐든 다 할 테니까 용서해 줘.” “뭐든? 뭐든 다 한다고?” “응, 뭐든.” “죽으라면…… 죽을 수 있어?” “…….” “죽어, 박수이. 내 눈앞에서. 그러면 용서해 줄게.” 태어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온 생애를 다해 사랑하고 사랑한 여자. 놓칠 바에야 망가트려서라도 곁에 두고 싶었던 유일한 여자. 스물둘의 장현수는 스물아홉의 박수이에게 그렇게 미쳐 있었다. 그러나, 그의 전부였던 수이가 그를 버렸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버린 그를, 그녀는 쓰레기처럼 버리고 떠나 버렸다. 오로지 그녀에 대한 복수만을 꿈꾸면 살아온 그의 앞에 드디어 그녀가 나타났다, 7년 만에. 그것도 그가 맡은 사건의 피의자의 동행자로, 7년 전 그녀와 함께 떠났던 남자와 함께. 사건이 거듭되면 될수록 점점 위기에 처하게 되는 두 사람. 그리고 그 안에서 알게 되는 서로의 아픈 시간들. 두 사람은 그 아픈 시간들을 뒤로하고 다시 웃을 수 있을까? [본문 내용 중에서] “안아 줘.” 생경한 단어에 놀란 마음도 잠시, 소파에 한쪽 무릎을 꿇은 현수가 그녀의 팔 안으로 들어온 순간 자신이 한 말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목을 휘감으려는 한쪽 팔을 잡더니, 갑자기 현수가 수이를 소파에 쓰러뜨렸다. 매섭게 깎인 뺨에 향기로운 뺨이 닿고, 단단한 턱선에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스쳤다. 묶고 있던 머리끈이 풀리고, 비단처럼 매끄러운 머리카락이 소파 아래로 흘러내렸다. 놀란 수이가 숨을 헉 하고 들이마셨다. “안아 달라고? 어떻게?”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눈빛이 수이의 발그레한 얼굴로 날카롭게 쏟아졌다. “발가벗고 남자와 뒹굴고 싶어?” 조소로 가득 찬 독설에 수이의 뜨겁던 심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꿈인데…… 왜……. 꿈속에서는 현수가 이런 잔인한 말을 내뱉은 적이 없었다. 충격과 혼돈에 빠진 채 놀란 마음으로 현수를 쳐다봤다. 코앞까지 다가온 눈동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꿈속에서 봤던 다정함도, 뜨거움도, 격정도. 굳게 다문 입술, 각지게 치켜 올라간 이마 아래의 눈썹. 그가 눈앞에 있는데, 왜 이렇게 그가 무서운 거지? “싸구려가 다 됐군.” 현수가 냉혹하게 비웃으며 팔을 움켜잡았다. 팔이 끊어질 듯이 아팠다. 꿈이라면 이렇게 아플 리가 없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 ……현수가 아냐. ……꿈도 아냐. ……그 남자밖에 없어, 이런 지독한 말을 하는 사람은. 하지만 깊은 감정에 빠져 있던 터라, 곧바로 환몽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수이의 흐릿한 눈이 그의 어깨 너머를 방황했다. 병원이나 공공 기관에서 자주 봤던 석고 텍스 천장이 들어왔다. 꿈속에서 봤던 천장이었다. 병원, 현수가 누워 있던 병실, 창문에 부딪히던 따뜻한 여름비에 젖어 떨어지던 붉은 꽃잎. 그녀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눈을 빛내며 가까이 다가오라고 다정하게 손짓하는 현수가 보였다. 그가 웃고 있었다. 그녀 안의 누군가가 꿈속으로 돌아가려 했다. 이건 꿈이야. 정신 차려. 또 다른 누군가가 잔인하게 경고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찾던 코끝에 소독약 냄새 대신 가죽 냄새가 났다. 그녀가 누워 있는 곳은 침대가 아닌 소파였다. 그리고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탁상시계 소리. 이 소리는……! 눈이 번쩍 뜨인 수이는 손을 뿌리치며 현수의 가슴을 거칠게 밀어냈다. 그러나 그가 놓아주지 않았다. 단단한 족쇄에 감긴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팠다. “왜 말을 못 하지?” “…….” “사내가 필요해?” “…….” “안아 줘?” 현수가 손을 그녀의 뺨에서 펄떡거리는 목덜미로 미끄러뜨렸다. 얼음 같은 말과 달리 손을 통해 느껴지는 열기에 심장이 출렁거렸다. 정신 차려, 이 남자는 네가 알던 남자가 아니야. “못 해줄 것도 없지.” 현수가 사납게 노려보며 고개를 숙였다. “원한다면.” 입술이 닿으려는 순간에 고개를 돌려 피했다. “왜? 안아 달라면서?” “착각…… 했어요.” “누구?” “…….” “홍지호?” “…….” “그 새끼란 말이지?” 뺨에 닿는 난폭한 숨결에 심장이 배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비켜 줘요.” “어쩌지, 그럴 수가 없는데.” “…….” “내가 좀이 쑤셔서 말이야.” 단단한 무릎이 수이의 부드러운 허벅지를 소파 안쪽으로 밀어붙였다. 가죽 소리가 유난히 요란하게 들려왔다. “대가가 뭔지 알려 주고 싶어서.” 말이 끝남과 동시에 현수가 손을 들어 가녀린 목을 조였다.

About the author

필명 : 공수안 출간작 [굿모닝 내 사랑], [매혹], [미치도록 사랑스러워], [악마신사와 달콤한 가정부], [왕자님의 다락방], [연인 홍유성], [미쳐버린 봄날], [키스를 부르는 넥타이], [호텔 칸나로 오세요], [유혹해], [나비매혹]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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