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작 그녀에겐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는데.
그런 그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유일한 남자, 권현조.
그는 자신의 복수를 위해 서린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내 그림만 그려 주면 원하는 대로 해 줄게.”
세상 어려울 게 없다는 자신만만한 표정과 위압감이 느껴지는 단단한 몸 때문일까.
그라면 저를 구원해 줄 거라는 기대로 서린은 현조의 손을 잡는다.
“어떤 초상화를 원하시는 거예요?”
“누드화. 다 벗은 모습으로 그려 달라고.”
그러나 현조의 요구는 상식을 아득히 벗어난 것이었고.
“원래 얌전한 편인데 갑자기 왜 이러지.”
태연히 내리깐 그의 시선이 닿았던 곳과
흠뻑 젖은 그의 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돈다.
그러다 술기운에 이성이 잠식된 순간, 그를 유혹하고 마는데.
“보는 거 말고요.”
“그러면?”
“……더한 짓도 할 수 있나 해서요.”
서린과 현조, 그들의 삶을 뒤바꿔 버릴 ‘더한 짓’이 시작된다.
*일러스트: 메이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