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면 정치인들은 책을 낸다. 선거철이 되면 한꺼번에 쏟아지기도 한다. 간혹, 그 중 베스트셀러도 나온다. 그런데, 그 책을 산 사람들은 과연, 그 책을 다 읽을까? 그저,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이니 팬심으로 사긴 하지만, 읽다 보면 너무 재미없어 서가에 꽂아두기만 하는 건 아닐까? 자신이 쓴 책이 그런 책들 중의 한권이 되는 게 싫었던 정치인이 있다. 서울시의원 ‘고병국’이다. 그는 20년 가까운 시간을 정세균의 보좌관으로 일했다. 최근에 코로나 총리로 불리는 정세균. 6선 국회의원, 산자부 장관, 당대표, 국회의장을 거치는 동안 그와 함께 걸어온 저자이기에 누구보다 그를 잘 안다. 이 책에는 여느 정치인 책과 달리, 독자들을 오글거리게 하는 용비어천가도, 역사를 제멋대로 바꾸어놓는 가짜 뉴스도 없다. 이 책의 저자인 고병국은 자신이 실제 경험한 사실을 토대로 한 유력 정치인의 궤적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기록했다. 이 책이 정치인 책 같지 않은 이유다. 그리고『검정 고무신』 작가 이우영의 정감 있고 따뜻한 그림들까지 더해져 읽는 재미뿐 아니라 보는 재미까지 준다. 카피라이터 정철은 추천사에서 이렇게 썼다. “이제 우리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나, 정치인 책 한권을 다 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