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과비평 162호(2013년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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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특집은 문학의 정치성과 장편소설의 가능성 논의를 통해 그간 창비가 꾸준하게 천착해온 주제들을 세계문학의 현재성이라는 각도에서 이어나간다. 최근 몇년간 제기된 세계문학 담론이 보여준 추상적인 면모에서 벗어나 오늘날 우리의 시각에서 세계문학이 갖는 의미를 발굴한다. 이중과제론과 리얼리즘론 등 창비의 담론이 과연 올바른 문제설정인지를 세계문학의 거장들의 목소리를 빌려 검증하는 한편, 라틴아메리카·중국 등 비유럽지역에서 이미 세계문학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세계문학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대화에서는 역사학자 서중석과 박준형이 교학사 교과서 논란을 비롯하여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래 전면화한 ‘역사전쟁’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책을 모색한다. 공안정국의 한복판에 놓이게 된 통합진보당 이석기그룹의 정체성과 사상적 지반을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이승환의 시론, 한국사 분야의 세계적 석학 브루스 커밍스의 한반도 핵위험에 대한 논문, 현대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칼럼도 만나볼 수 있다.




[특집] 오늘, 세계문학을 다시 /읽다

이번호 특집은 문학의 정치성과 장편소설의 가능성 논의를 통해 그간 창비가 꾸준하게 천착해온 주제들을 세계문학의 현재성이라는 각도에서 이어나간다. 최근 몇년간 제기된 세계문학 담론이 보여준 추상적인 면모에서 벗어나 오늘날 우리의 시각에서 세계문학이 갖는 의미를 발굴한다. 이중과제론과 리얼리즘론 등 창비의 담론이 과연 올바른 문제설정인지를 세계문학의 거장들의 목소리를 빌려 검증하는 한편, 라틴아메리카 ? 중국 등 비유럽지역에서 이미 세계문학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을 살펴보면서 오늘날 세계문학이 무엇인지 짚어본다.




[특집1] 임홍배 「괴테가 예감한 근대의 이중과제」는 세계문학의 고전이자 괴테의 대표작인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와 『파우스트』를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의 이중과제라는 시각으로 읽어낸다. 괴테는 『수업시대』를 통해 교양소설이라는 형식을 완성하고 이상적인 근대인상을 구축하는 한편 『파우스트』를 통해 근대로의 거대한 전환과 근대적 욕망의 실체를 그려냈다. 전근대적인 성격이 강하게 남아 있던 반주변부 독일이 근대로 이행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성찰했던 괴테는, 근대라는 진보의 시대를 온전히 담아내면서도 근대적 이행에 따르는 복합적 모순을 날카롭게 포착함으로써 역사적 균형감각을 잃지 않았다. 괴테의 작품이 ‘세계문학’으로 빛나는 것은 이렇듯 시대에 매몰되지 않은 통찰 덕분이다.




[특집2] 김동수 「발자끄와 리얼리즘」은 ‘리얼리즘의 승리’라는 명제로 널리 알려진 엥겔스의 발자끄론의 타당성을 묻는 작업이다. 엥겔스의 말대로 리얼리즘은 승리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엥겔스 이전과 이후에 각각 발자끄론을 피력한 에밀 졸라와 루카치를 살피는 대목이 흥미롭다. 졸라는 보수적이었던 발자끄의 정치적 입장과 리얼리즘으로 분류되는 그의 문학이 얼마나 다른지를 보여줌으로써 민주주의의 승리를 말한다. 좀더 엄밀한 리얼리즘 옹호자인 루카치는 실천적 참여에 의한 세계관의 대립이 발자끄의 모순을 결정짓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발자끄가 어떻게 해서 리얼리즘 작가로 분류되고 진보파에 의해 전유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여전히 리얼리즘이 유효한가를 재고하는 데 유익한 참고가 된다.




[특집3] 유희석 「‘세계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는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서구적 기준으로 손쉽게 분류되는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백년의 고독』을 중심으로 지역문학의 세계문학적 성과를 탐색한다. 필자는 우선 ‘마술적’이라는 수식어가 다른 지역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라틴아메리카만의 독특한 현실경험을 단지 환상으로 치부하는 명명법임을 역설하고, 『백년의 고독』으로 대표되는 가르시아 마르께스의 작업의 방점은 환상을 드러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허구의 통상적 대립을 역동적인 서사 속에 통합함으로써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데에 있다고 평가한다. 지역현실에 대한 충실성을 기반으로 세계와 접속한 이 작품이 동아시아 지역문학과 한국문학 구상에 던져주는 의미도 빼놓지 않는다.



[특집4] 백지운 「세계문학 속의 중국문학」은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층 주목받게 된 모옌의 작품이 갖는 모호성과 그로 인한 해석적 곤경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필자는 그를 비판적 지식인으로 해석하려는 외부의 시각이 공허함을 지적하는 동시에, 작품의 ‘원시성’을 근거로 탈이데올로기적 성격을 강조하는 해체주의적 해석 역시 모옌과 중국사회를 단순화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음을 논증한다. 해체가 아니라 구축이라는 관점에서 모옌의 원시성을 바라보려는 필자는 작품 속 원환의 구조를 통해 드러나는 역사에 새롭게 주목하며 모옌의 세속성을 강조한다. 더불어 원시성을 ‘민간’ 개념과 연관지어 설명함으로써 문학이 수행하는 저항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로 삼는 대목도 되새길 만하다.



대화: 서중석 박준형 「‘역사전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번호 대화에서는 역사학자 서중석과 박준형이 교학사 교과서 논란을 비롯하여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래 전면화한 ‘역사전쟁’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응책을 모색한다. 이들의 대화는 국가의 편향적 개입이 역사교육에 초래한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증이 빠진 이념논쟁에 치우친 끝에 우리 역사와 현실 일반에 대한 관심을 급속히 상실한 진보적 역사학계에 대한 성찰도 놓치지 않는다. 또한 박정희 평가에서 민족주의에 이르기까지 현대사의 주요 쟁점들을 두루 다루고 있어 그 자체로 현대사 공부에 좋은 텍스트가 된다.



논단과 현장

이승환 「이석기사건과 ‘진보의 재구성’ 논의에 부쳐」는 공안정국의 한복판에 놓이게 된 통합진보당 이석기그룹의 정체성과 사상적 지반 및 대북인식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필자는 이석기사건이 촉발된 역사적 궤적을 밀도 있게 추적하면서 나아가 이 사건을 계기로 대두된 ‘진보의 재구성’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진보의 재구성 논의의 기준으로 ‘변혁적 중도주의’가 강조되는바, 현실정치의 이론과 실천 양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큰 글이다. 홍성태의 「국정원 댓글공작과 정보사회의 위기」는 최근 한국사회의 최대 이슈인 국정원 댓글사건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 및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짚는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이 사건의 심각성을 ‘정보사회학’의 시각에서 부각하는 논지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들 글과 더불어 해외석학들의 칼럼도 만날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세계적 전문가인 브루스 커밍스는 「핵 그림자에 덮인 한국의 정전체제」를 통해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이하여 전쟁도 평화도 아닌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돌아본다. 그간 미국의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핵위협이 동반되어온 현실임에도 북한의 핵도발이라는 틀에 갇혀 사실상 그 원인을 제공한 위험천만의 상황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음을 일깨운다. 칠레 출신으로 현대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인 아리엘 도르프만의 「창조를 위한 고통의 시대」는 마틴 루서 킹의 유명한 연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가 세상에 나온 지 50주년을 즈음하여 이를 모티프로 삼은 글이다. 필자는 그 연설의 메시지를 되새기며 전세계 모든 사람이 잠재적 감시대상이 된 이 엄혹한 시대에 우리가 어떤 싸움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에 관한 지혜를 구한다.



작가조명: 정이현 장편소설 『안녕, 내 모든 것』

작가조명에서는 장편소설 『안녕, 내 모든 것』을 출간한 작가 정이현과 같은 세대 평론가 정여울이 만난다. 어느덧 문화계 전반에서 집단적 향수의 대상으로 부각된 1990년대를 불안과 상실의 시대로 환기하는 이 소설이 어떤 시각으로 당시를 주조하는지, 그리고 소설 속 인물들이 그간의 정이현적 주인공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두고 소소하고 정감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90년대를 증언하는 것을 자신의 ‘운명’처럼 여겼다는 작가의 이런저런 내밀한 사정을 들어볼 흔치 않은 자리다.



문학평론

백지연 「장편소설의 곤경과 활로」는 최근의 장편소설에 대한 논의가 추상적인 장편 무용론에 빠져 있음을 비판한다. 오늘날 “장편소설의 행로를 논하는 것은 자본주의적 세계체제 속에 위치한 문학의 미래를 판단하는 과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판단하는 필자는 최근 여전히 유효한 장편소설의 역동적인 가능성을 입증하는 사례로서 김려령과 구병모의 작품을 주목하면서, 이들이 장르화된 작품들이 본격 장편과 뒤섞이면서 드러나는 양상을 집중적으로 고찰한다.



창작ㆍ촌평

이번호 창작면에도 다채로운 작가들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단편란은 우리 문단의 튼실한 허리를 이루는 손홍규 윤이형 이장욱의 작품으로 채웠다. 이야기 후반부로 이어지는 성석제 장편 「투명인간」은 궁핍한 대도시 주변 인생들의 노고를 핍진하게 그려낸다. 시란에는 12인 시인들의 풍성한 시세계를 담았다. 문학초점에는 최근 출간된 시, 소설 6권에 대한 짧지만 깊이 있는 비평들을 실었으며, 촌평에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 8종의 신간에 대한 각계 전문가들의 흥미로운 서평을 실었다. 더불어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를 다룬 문화평과 해병대 체험캠프 참사와 관련한 교육시평도 이어진다.


이밖에 제15회 백석문학상(수상작 엄원태 시집 『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과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수상작 정세랑 『하주』) 발표소식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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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창작과비평』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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